경기도가 2018년 친환경학교급식 잡곡 전처리업체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공고가 진행되면서 지난해 농산물 전처리 파동에 이어 제2의 잡곡 전처리 파동을 예고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원장 서재형)은 8월 23일 ‘2018년 친환경 잡곡전처리업체 모집공고’를 내고 경기도 친환경학교급식에 사용할 잡곡을 도정하고 발주량에 맞게 소분·포장하는 업체 공모에 나섰다.

공고 기간은 8월 23일부터 9월 15일까지 24일이고, 9월 15일 하루 동안만 접수를 받는다. 이후 서류평가(9.18~19)와 현장실사(9.20~21), 발표평가(9.22)를 진행한 뒤 22일 우선협상대상자(2개업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전처리 잡곡 학교 공급 기간은 2018년 3월 1일부터 2000년 2월 29일까지 2년이며, 계약은 1년 단위 평가를 통해 변경, 해지, 또는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의 잡곡전처리업체 공모는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진행되는 사업이다.

그런데 경기도는 이번 공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환경잡곡전처리 경력을 인정하지 않고, 공모 제목도 ‘2016년도 경기도 친환경 우수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사업’에서 ‘2018년도 경기도 친환경 등 우수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사업’으로 변경하면서 일반잡곡 전처리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납품실적도 2016년 ‘최근 2년간 친환경잡곡 납품실적’에서 친환경을 뺀 ‘최근 2년간 잡곡 납품실적’을 제출토록 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명칭 변경은 2017년부터 도에서 명칭을 바꿨기 때문에 그에 따랐을 뿐이고, 친환경잡곡 전처리실적을 일반으로 전환해 공모한 이유는 기존 친환경전처리사업에 선정된 업체들에게 유리한 공모라는 지적이 있어 보다 많은 전처리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도의 입장에 대해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을 겪고 있는 학교 영양(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입장은 싸늘하다. 이들은 “친환경 도정 시설과 일반 도정 시설을 분리해도 믿지 못할 상황인데, 친환경 시설이 아닌 일반 시설에서 전처리를 할 경우 일반 잡곡과의 혼용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며 벌써부터 불신의 의혹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6년 공모때 선정돼 현재 친환경 잡곡 전처리사업을 하고 있는 한 잡곡 전처리업체 관계자는 “보다 더 전문적인 친환경 잡곡 전처리 시설을 만들기 위해 시설을 투자해 오고 있는데 공모에서 탈락하게 되면 어떻하냐”며 불안해 했다. 그는 지난 봄 경기도 친환경농산물 전처리에 올인해 왔던 업체가 탈락과 동시에 그동안 투자해 온 친환경 시설이 무용지물이 된 사례를 떠올리며 불안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