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넘어선 친환경급식 생산자-토론자의 ‘공감과 소통’
부천토크콘서트, 김포시 게으른농부영농조합법인에서 열려
지면 90호 11면 <친환경> (2017.12.4)

지난달 28일에 열린 ‘친환경급식 생산자와 함께하는 2017 부천시 농장토크콘서트’는 여러 가지로 의미있는 자리였다. 우선 ‘부천시 농장토크콘서트’임에도 개최 장소는 ‘김포시 소재 게으른농부영농조합법인’이었다. 경기도내 학교급식에 많은 성과를 올린 부천시지만, 관내 친환경 농가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부천시 학교급식에 친환경 쌀을 공급하고 있는 김포에서 열린 것이다. 두 번째로 지금까지 콘서트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으며, 학부모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세 번째로 학교급식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학생들이 참가한 점. 단 두 명뿐이었지만, 급식을 먹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던 점은 또 다른 의미였다. <이유경 기자>

▲ 지난달 28일에 ‘친환경급식 생산자와 함께하는 2017 부천시 농장토크콘서트’가 김포시 소재 게으른농부영농조합법인’에서 6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최재관 대통령농정공약실천을위한농어업포럼 집행위원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급식토크는 김상기 경기도친환경학교급식 총 출하회장, 오 목 원미중학교 급식소위원장, 김성용 (전)부천시친환경급식지원센터 사무국장, 권규남 부천 수주초등학교 영양교사, 박윤재 김포시 친환경잡곡쌀출하회장, 장성자 식량닷컴급식정보센터장이 참석했다. 

토크에 앞서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김준식 회장은 “경기도 교육급식은 ‘어린이에게 건강을, 농업인에게 희망을’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 더 좋은 농산물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친환경농산물을 더 많이 사랑해 주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박윤재 회장은 “김포시가 최근 공장이 증가하고 농지는 감소하고 있다. 친환경 쌀을 재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철학과 생존권의 문제이다. 부천시가 많이 까다롭다. 부천시에서 통과하면 다른 지역은 쉽다고 할 정도다.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오목 급식소위원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친환경 농산물과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농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단가 문제를 떠나 고등학교에서도 친환경 무상급식이 진행되길 바라고 이를 위해 어머님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용 前사무국장은 “친환경무상급식의 안정적인 확대를 위해 급식비 중 식품비와 인건비 분리가 꼭 필요하다”면서 아이들 입맛은 물론 품질규정을 맞춰주는 김포농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권규남 영양교사는 “친환경급식에서 중요한 점은 상호신뢰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리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식생활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상기 회장은 “아이들의 건강, 환경과 생태 보전 이 모든 것이 ‘친환경 학교급식’에 담겨있다. 또한 급식을 통해 밥상민주주의의 실현이 가능하다”면서 친환경급식이 옳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급식에 대한 공론화 자리가 꾸준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성자 센터장은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깨어있는 소비자”라면서 “아이들 급식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참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문제의식을 갖는 것과 함께 행동하는 모습도 필요하다”면서 학부모들의 급식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집도 시골에서 농사를 지고 있지만 친환경농업은 힘들어서 못한다’라며 부천학교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는 김포시에 감사를 전하는 부천시 참가자들과 ‘더 좋은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김포친농연 회원들. 이들은 맛있는 비빔밥을 나누며 친환경 학교급식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 자리에 부천·김포라는 지역 구분은 의미가 없었다. 이날만큼은 ‘소통과 공감, 감사와 응원’으로 지역의 경계선을 허물고 친환경 급식으로 하나가 된 날이었다.

▲ 김포친농연에서 준비한 비빔밥을 나누는 참가자들.

▲ 풍성하고 맛있어 보이는 비빔밥 재료들. 참가자들은 모두 “맛있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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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남◆
“농부가 없다면 뭘 먹고 살죠?”

이날 열린 토크콘서트에는 지금까지 토크콘서트와 다른 점이 바로 학교급식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학생이 참가한 점이다. 평소 급식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학부모 양미나 씨와 엄마와 함께 토크콘서트에 따라온 부천 송일초등학교 5학년 이현서 학생이 그 주인공.

▲ 부천토크콘서트에 함께 참석한 엄마와 딸. 농사를 짓겠다는 아이가 있으면 적극 돕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농업의 중요성과 친환경 농산물의 가치를 알고 있는 소비자였다.

토크콘서트 최초 학생 참가자인 이현서 학생은 “급식은 다 잘 먹지만 특히 일주일에 한 번, 특식 나오는 날 맛있게 먹어요. 급식에 과일이 나올 때도 좋아요”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같이 먹는 급식시간이 즐겁지만, 점심시간 혼잡을 막기 위해 시간을 나눠 먹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는 말도 전했다.

토크콘서트 개최 소식을 듣고 일도 쉬고 참여했다는 양미나 씨. “큰 아이가 고등학교 가서 한 말이 ‘돈 내고 급식을 하니까 밥이 맛있더라’라는 말이었어요. 평소 우리 땅과 농업에 대해 관심도 많았고 특히 친환경급식, 친환경 먹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고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안타깝고 속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꼭 참석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자리를 통해 친환경급식이 왜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는 자리가 됐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여기 현서랑 같이 오려고 학교에서 좀 이른 시간에 하교를 시켰어요. 담임선생님께 ‘농부가 없으면 우리는 뭘 먹고 살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으로 허락을 받았습니다. 이런 자리에 학생들도 참석을 해서 농업이 왜 중요한지, 친환경농업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친환경급식을 위해 무엇보다 엄마들의 인식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양미나 씨는 ‘농사를 짓겠다는 아이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말을 전하면서  “농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