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중 친환경급식 완전 실현을 위한 예산 증액 대책 즉각 수립하라
- 급식 질 개선을 위해 식품비와 인건비를 분리하라
- 경기도 고교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를 위한 계획을 즉각 수립하라

지난 7일,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회장 김준식, 이하 경기친농연), 친환경학교급식경기도운동본부(상임대표 구희현, 이하 경기운동본부) 등 7개 단체가 함께한 급식예산 삭감 규탄·초중고 친환경급식 전면 실현을 위한 경기도민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경기도 시·군 친농연 회원들은 경기도청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경기친농연에서 배포한 붉은 머리띠를 머리에 메고, 차가운 아스팔트에 얇은 방석을 깔고 앉았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던 날, 왜 농민들은 논과 밭, 비닐하우스가 아니라 아스팔트로 나선 것일까. 

▲ 지난 7일 열린 경기도민 결의대회에는 8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급식예산 삭감 규탄 및 초중고 친환경급식 전면 확대, 식품비-인건비 분리를 요구했다.

  
위원회 예산은 증액, 친환경급식 예산은 삭감?!
경기친농연과 경기운동본부는 경기도의회의 예산심의가 시작되는 것과 함께 친환경급식확대와 고교 무상급식 계획마련, 급식비 중 식품비와 인건비 분리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특히 현재 40.2%에 불과한 경기 중학교의 친환경무상급식 전면 실시와 식품비-인건비 분리는 급식의 질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 1일 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는 증액은커녕 ‘친환경 등 우수농산물 학교급식 지원비’ 50억원을 삭감한 채 예산결산위원회에 예산안을 상정했다. 여기에 ‘G마크 우수축산물 학교급식 지원비’마저 20억원을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식예산을 담당하는 농정해양위원회의 올해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7.15%(403억원 증액)가 상승했다.
김준식 회장은 “급식비는 추경을 통해서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기 지역, 지역구를 위한 쪽지 예산을 편성하면서 급식비를 깎은 꼼수 예산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도와 도의회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가뜩이나 친환경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중학교가 관내 50%도 안되는 상황에서 예산을 삭감할 경우, 친환경 농산물 사용이 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급식의 질 또한 떨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식품비-인건비’ 반드시 해야
예산 삭감문제는 비단 친환경 농산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친농연과 경기운동본부 등은 ‘급식비 중 식품비와 인건비 분리’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인건비와 운영비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식품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해마다 인건비와 운영비는 올랐다. 내년에도 최저임금은 상승됐다. 물가도 지속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각종 운영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거기에 식품비도 해마다 오른다. 물가상승분과 최저임금상승분만으로도 급식예산은 증액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 대한 반영이 전혀 없이 도리어 삭감된 것이다. 결국 예산 삭감은 급식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전국교육공무직노조 김영애 경기지부장은 “급식종사원들은 10년이 넘도록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인건비로 골병이 드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급식종사자들이 인건비 인상을 요구하면 죄인된 듯한 느낌이 든다”면서 노동환경 개선, 식품비-인건비 분리를 통한 식품비 보전으로 급식의 질이 향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꾸로 가는 경기도, 학교급식에 대한 인식 바뀌어야 한다 
경기도는 당초 지난해와 같이 급식예산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농정해양위원회에서 삭감한 것. 이에 대해 주최측은 결의대회에 앞서 대표단을 꾸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승원 대표의원, 자유한국당 최호 대표의원과 면담을 진행했다.
대표단으로 참석한 김상기 경기친농연 원예분과장이 발표한 결과를 보면 △예산삭감: 예산결산위원회가 따로 있어서 즉답은 못하지만 삭감된 50억원이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 △중학교 친환경급식 100% 달성: 명확한 답변없이 추경에 논의 △고교무상급식 관련: 자유한국당 반대, 더불어민주당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음 △식품비-인건비 분리 관련: 양당 모두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 향후 교육청에 권고하면서 이후에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 로 나타났다.

▲ 김상기 경기친농연 원예분과장이 결의대회에 앞서 진행된 경기도의회 양당 대표의원과의 면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삭감예산 50억원 복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으나 고교무상급식에 대해 자유한국당 반대의사를 밝힌 것을 제외하고 중학교 친환경급식 100% 전면실시, 식품비-인건비 분리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삭감된 50억원 예산을 복원한다 해도 전년과 비교해서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인상된 인건비와 운영비를 보전하기 위해 식품비를 줄여야 하고, 이는 곧 급식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염은정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위원은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고, 하교 후에는 학원에 가느냐 대강 끼니를 해결하는 학생들에게 학교급식은 하루 식사 중 가장 건강하고 좋은 식사이다. 아이들이 먹는 것만큼은 제대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급식예산만큼은 본예산에서 확보되어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만약 50억원이 추경에서조차 확보가 안 된다면 어찌할 것인가. 급식을 중단할 것인가. 도의회의 안이한 결정이 안타깝다.      

한편 800여명이 참가한 이날 결의대회는 규탄발언과 결의문 낭독 및 남경필 도지사에게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경기친농연과 경기운동본부 등은 요구가 관철될 때 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