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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호 칼럼]문재인 정부 국정기조와 농업정책지면 92호 14면 <오피니언> (2018.1.2.)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소장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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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5  16: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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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호 소장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직접 농정을 챙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농정이 경제정책의 하위개념으로 인식되거나 국정의 주요 정책기조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만연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농정을 챙긴다는 말은 곧 정부가 농정을 중요하게 챙긴다는 말과 같은 것으로 이해됐다. 그리고 농민들은 이 말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첫 해를 보내는 시점에서 아무리 돌아봐도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100대 국정과제에서 확인했듯이 대통령은 농정을 직접 챙기지 않았고, 농민들의 기대는 실망과 우려로 변하고 있다.

사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내외적으로 굵직굵직한 현안과 이슈가 연일 쏟아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농정을 직접 챙긴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핑계로 대통령의 약속을 팽개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이 하나하나 챙기기 못하더라도 국정에서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민이 소외받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가 새 정부의 주요 국정기조에 농업정책을 연계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새 정부 국정기조의 하나인 소득주도 성장과 농가소득 문제를 연계시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가장 고통 받는 농민이 사람답게 살 수 있으려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농가소득 문제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는 거의 없었지만 현재 농가소득은 도시의 약 60% 수준에 불과할 정도이다. 농가소득 문제 해결을 위해 농민은 ‘농민수당’을 요구하고 있고, 대통령도 직접지불제도의 대폭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농가 직불금의 방식이든 혹은 농민 기본소득의 방식이든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농민의 빈 주머니를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인구의 다수가 노동자이기 때문에 소득주도 성장에서 일자리, 최저임금, 고용안정 등이 중심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임금노동이 아니라 자신의 노동으로 소득을 버는 자영업자 및 농민이 약 900~1,000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이 부분의 대책도 소득주도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정부가 강조하는 소득주도 성장에 농민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면 대통령이 농정을 직접 챙기지 않더라도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농가소득에 관한 정책도 자연스럽게 챙길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주요 정책기조인 공정경제는 농산물 가격정책을 포함하여 추진할 수 있다. 농산물 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 유통자본 때문에 농민이 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불공정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격정책을 공정경제의 기조 위에서 추진하는 것이다. 대형 유통자본과 대등한 시장교섭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국단위 품목연합회의 구성 및 통합마케팅 기구의 운영으로 농산물의 제값받기와 가격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그저 물가안정의 하위개념으로 농산물의 수급안정 및 가격안정에 안주하고 있던 기존의 소극적인 가격정책을 공정경제의 기조와 연계하여 제값받기와 가격안정을 동시에 달성하는 적극적 가격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균형발전이나 사회적 경제 활성화 정책에도 농촌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과 직접 연계할 수 있다. 저출산 및 고령화, 인구절벽으로 지역사회 자체가 소멸될 위기에 처한 대부분의 지역이 농촌지역임을 특별히 주목한다면 삶의 질 전반에 걸쳐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 및 불평등이 누적된 현실을 이제는 타파해 나가야 한다. 농촌지역 주민의 삶의 질에 직접 관련된 사회서비스의 확대, 이를 수행하는 농촌형 사회적 경제 조직의 활성화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새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에 있어서도 중점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 공정한 경제, 국토 균형발전 등 새 정부가 강조하는 주요 정책기조에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민을 직접 연계시킨다면 대통령이 일일이 농정을 챙기지 않더라도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민이 국정에서 소외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농민도 지금까지 갖고 있던 이등국민 혹은 등외국민이라는 자괴감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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