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거버넌스의 모범적인 전통과 경험이 부천센터의 자랑”
학교울타리를 넘어서는 급식의 영역 확장에 대한 고민 필요
[인터뷰]김재철 부천시친환경급식지원센터 사무국장

관내 학교급식에 유기농 김치와 친환경 쌀을 공급하고 non-GMO 가공품 사용시 차액지원을 하고 있는 경기도 부천시는 올해 3월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식품비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월 12일 부천시친환경급식지원센터(이하 부천센터)에 새로 부임한 김재철 사무국장(47). 공모를 통해 선출된 김재철 사무국장은 “업무파악이 끝났다기 보다 급식과 관계된 일은 계속 진행되는 일이기에 하면 할수록 일은 더 많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한다. 부천센터는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아니라 친환경급식지원센터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제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급식의 영역확장과 친환경 공공급식의 정착을 준비하고 있는 부천센터의 신임 김재철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는 부천시청에 위치한 부천센터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이유경 기자>

▲ 김재철 부천시친환경급식지원센터 사무국장

▲부천센터와는 어떤 인연이 있었고, 어떻게 사무국장을 맡게 됐나.
= 부천에서 시민단체, 정당활동을 오랫동안 해왔다.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하다 학교급식과 관련된 조례를 제정할 때 운동본부에서 같이 활동을 했다. 급식은 급식관계자만의 일이라기 보다 지역과 사회가 같이 고민해야 할 공통의 사안이었고, 당시 무상급식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부천은 당시 시민단체 활동이 다른 지역에 비해 활성화되어 있었고 그 기반을 가지고 조례제정운동을 펼쳐나가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후 다른 활동을 하다가 이번에 공모에 참여,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됐다.

▲올해 부천센터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 표면적으로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식재료비 지원)을 시작했다. 이 사업에 40억원 정도의 예산이 쓰일 예정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고, 선거를 전후로 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일상적으로 해왔던 사업들은 지금까지 해온 것을 토대로 매끄럽게 진행하려고 한다. 그 외에도 지역 푸드플랜과 같이 중심이 될 만한 사업을 준비하고 방향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부천시는 생산지가 많은 지역은 아닌데 지역 푸드플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말 그대로 부천시는 농민이 많은 도시가 아니고 소비도시이다. 지역 푸드플랜은 도시형 공공급식지원센터을 중심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일정 수준의 궤도에 오른 급식의 영역을 점점 넓혀 급식의 사각지대, 학교 울타리 밖(미인가 학교 등) 학생들에 대한 지원, 더 나아가 완전한 범국민 먹거리 문제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독거노인, 장애인, 돌봄이 필요한 사라들의 영역도 있고, 요양원 등 공공의료 기관도 있다. ‘무상급식’의 개념이 아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이 이루어져야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민들의 전망도 밝아지리라 생각한다. 수많은 수입농산물 사이에서 경쟁을 갖추려면 친환경이나 유기농 같은 고부가 가치 농업으로 나아가야 하고, 이렇게 생산된 농산물이 급식이나 공공급식 같이 판로가 확실한 시장에서 소화를 해줘야 더 단단한 생산체계가 만들어진다. 이번 선거에서 이러한 고민들이 나오고 발전적인 형태의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급식지원센터가 물류 중심 혹은 교육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볼 때, 어떤 형태가 그 목적에 맞다고 생각하나. 최근 식생활교육 전문강사 육성 등 교육적인 부분이 강조되는 측면도 있다.
= 경기도는 각 기초지자체 별로 급식지원센터의 성격과 위치, 역할이 다종 다양하다. 뭐가 정답이라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센터는 그러한 기능을 모두 수행해야 한다. 식생활교육과정도 경험이 누적되면서 이제는 내용을 점차 발전시켜 전문화된 교육과정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센터는 안전한 식재료를 학교급식에 공급할 수 있도록 공동구매, 방사능 검사 등도 진해한다. 이제는 푸드플랜이나 식재료 공급, 유통 등 세분화된 영역까지 센터가 아우를 수 있다고 본다.
부천시는 지원센터 이름에 ‘학교’라는 글자를 넣지 않았다. 학교급식을 넘어서서,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서서 전체 시민들의 먹거리를 보장하고, 올바른 식생활 교육을 지향하는 점으로 설정해 나가야 한다. 불필요한 조직들을 일원화하고 체계를 갖추어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부천센터만의 자랑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 2012년부터 센터가 시작됐다. 센터에 대한 논의의 출발선에서부터 민관거버넌스 운영위원회를 만들었고, 힘들더라도 한 달에 한번씩 운영위원회를 이어왔다. 솔직히  민관거버넌스라는 것이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애매한 경우도 있고, 불편할 수도 있지만 일을 해나가는 부분에서 발전의 동력이 됐고, 운영위원회를 통해 학교급식 본래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발전가능성, 도약성, 가능성을 갖고 지금까지 잘 해오지 않았나 싶다. 민관거버넌스 운영위원회의 전통과 정신이 부천센터의 밑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부천센터 구성 중 학부모 참여로 이루어지는 모임은 어떤 것들이 있나.
= 모니터링단, 교육네트워크, 급식소위원회가 있다. 모니터링단은 1년 단위로 모집을 해 약 20여명 정도가 활동을 한다. 모니터링단이 구성되면 교육을 진행하기는 하는데, 최근 모니터링단의 전문성 문제도 있고 1년 단위로 모집을 한다 해도 임기를 최장 4년까지 연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모니터링단은 식재료 공급업체, 제조 현장점검 위주로 업무를 담당하는데 활동범위와 폭을 넓혀야 하는 논의도 있다. 무엇보다 모니터링단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현장의 목소리이기에 올해 지방선거가 끝나면 모니터링단 운영위원회 워크샵을 개최해 급식 문제라던지 학내외 문제와 관련,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교육청이나 시담당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급식의 발전방향, 목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급식이라 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이 학교급식이고, 우리사회는 지금까지 학교급식에 초점을 맞췄다. 의무교육이라면 급식만큼은 평등하게 먹어야 한다는 생각, 한끼 해결하는 것이 아닌 교육의 일환으로서 급식을 바라봐야 하고 급식이 그것만이라면 어느 정도 수준은 충족됐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공공영역, 국민 일반의 먹거리 문제를 다루는 영역으로 확장되어야 하고, 최소한 국민들이 먹는 것만큼은 국가와 사회가 책임을 지고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부터, 최근 GMO 문제까지 학교급식에서 시작된 먹거리 안전문제, 환경문제들이 ‘급식’을 토대로 사회 전체, 국민 전체의 먹거리 문제에 대한 발전적인 접근이 이루어 져야 한다.

김재철 사무국장은 “학교급식 질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정말 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좋은 식재료입니다다. 영양선생님들도 아이들 입맛만 고려해서 맛있게 만들 수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잖아요. 집에서도 조금 더 좋은 식재료를 써야합니다. 유기농 김치, 친환경 쌀, 이제 가정도 바뀌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학교급식을 넘어 공공급식으로의 확장, 친환경 급식을 위해 차근차근 하나하나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는 김재철 사무국장.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위한 그의 노력과 활동이 ‘건강한 먹거리 체계 구축’이라는 큰 계획서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