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관 발행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한 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고,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그때는 공범이 된다”며 북한의 ‘위장평화쇼’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말을 듣고 떠오른 것은 최근 연이은 이명박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이었다. 세 번 속으면 공범이라는 말은 그동안 구속된 두 명의 대통령을 만들어낸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자신에게 돌아갈 말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가슴에 새겨야할 명언이 아닌가.

북한의 비핵화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서 비롯되었다.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신경제 지도를 그리자’는 것이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라고 하는 부분은 러시아와 연결되는 천연가스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동해축 에너지 벨트와 유럽으로 연결되는 물류철도의 중심이 되는 서해축, 군사분계선을 비무장 평화벨트로 만들어 H자 모양으로 경제벨트를 만드는 구상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H자 모양으로 한반도를 장벽처럼 보호하는 공동의 경제벨트를 통해 사실상의 전쟁을 방지하자는 새로운 신경제구상이 새로운 대안이 되어 북한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그동안의 한반도는 지정학적 위치로 주변 외세의 끊임없는 침입을 당했다. 세계 유래없는 65년간의 전쟁상태에 놓여 있으며 분단국가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접경이고, 해양세력과 대륙 세력의 대결로 사실상 섬으로 지내왔다.
 
이제는 세계열강에 둘러싸인 한반도가 세계 물류의 중심, 경제의 중심으로 다시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열차타고 유럽으로 수학 여행가는 날이 올 수 있다. 배로 30일 걸리는 물류가 열차로 14일이면 도달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대신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의 경제건설에 참여해 항구적인 평화를 만든다는 새로운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실현되고 있다.

다시 남북농업교류의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북쪽에 부족한 쌀이 남아 걱정인 남쪽, 북에는 가축분 거름이 모자라고 남에는 처리량을 초과하는 축산분뇨가 있다. 최근 북쪽은 훼손된 산림을 복구할 어린 묘를 시급하게 요청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과거의 지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남북 농업 협력사업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일회적이고 부분적인 지원이 아니라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맞게 항구적인 남북 공동식량계획을 수립하고 한반도 전체의 식량생산과 농업협력을 구상해야할 때다.

평화(平和)는 한자말로 쌀을 고루 나눈다는 뜻이다. 평화는 한쪽이 다른 한쪽을 무너뜨려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제 평화와 공동번영으로 가자.
 
9년 전 개성공단과 금강산에는 여주의 고구마 농장이 있었다. 남과 북의 농민들이 함께 고구마 순을 심고 거두었다. 그 농장에 아이들과 손잡고 가보고 싶다. 평화를 반대하고 전쟁을 통해 이익을 보려는 세력들에게 두 번 속으면 바보, 세 번 속으면 공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