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은 계절, 5월이다.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끝났다.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이고, 산이며 들판이며 예쁜 녹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래서 ‘계절의 여왕’이라는 찬사를 듣는걸까? 이렇게 좋은 날, 올해 첫 ‘친환경생산자와 함께하는 농장토크콘서트’의 무대, 파주로 달려가는 길은 설렘, 그 자체였다. 지난 9일 파주시 적성면 자장리에 위치한 전통문화체험관에서 학교급식 관계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친환경농산물로 학교밥상을 건강하게 지키자’라는 주제로 농장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농장토크콘서트는 학교급식의 다양한 주체들이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농가를 직접 방문해 농장을 견학하고, 서로의 입장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더 나은 학교급식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소통의 장’이다. 이날 파주농장콘서트는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파주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친환경무상급식경기도운동본부 공동 주최, 파주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와 식량닷컴이 공동 주관하며,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후원으로 열렸다.

토크콘서트가 열리는 전통문화회관은 행사가 시작되는 3시가 되자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순식간에 가득찼다. 급식토크는 (사)농업정책포럼의 최재관 상임이사를 좌장으로 파주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김상기 회장, 친환경급식경기운동본부 구희현 상임대표, 파주시학교양양교사회 윤미연 회장, 파주시학교영양사회 양원희 회장, 전국교육공무직본부경기지부 정경숙 부위원장,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파주지회 김부정 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최재관 이사는 “남한은 쌀이 남아 걱정이고, 북한은 쌀이 모자라 걱정이다. 남한에는 2,000만 공공급식 시장이 있고, 북한은 100% 공공급식이다. 이제는 남북이 협력해 환경도 지키고,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며, 공공급식도 발전할 수 있도록 좋은 이야기를 해달라”면서 콘서트를 시작했다.

▲ 2018년도 첫 번째 농장토크콘서트가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주시에서 열렸다.

파주 학교급식의 발전을 논하다
학부모를 대표해 참석한 김부정 지회장은 “경기도교육청은 무상급식이 시작된 이래 5년이 넘도록 친환경급식에 대한 정책이 전무하고, 학교급식을 친환경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주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이 파주의 어린이들에게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 없다”면서 파주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을 요구했다.

구희현 상임대표는 “관내 초등학교 80%, 중학교 40%만 친환경 급식이 이루어진다”면서 친환경급식 차액지원 예산을 경기도가 추가 편성할 것과 함께 급식비에서 식품비와 인건비를 분리하는 문제 또한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경숙 부위원장은 급식현장의 노동강도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학교 조리현장에서 1~2년 근무한 사람들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 120~150명당 조리원 1명이 배치되는 현실에 대해서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기 회장은 “아이들이 직접 농촌현장을 체험하면서 농촌과 농업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건강한 밥상에 대한 인식도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며 교육청이 살아있는 교육을 추진해 줄 것을 제안했다.

윤미원 회장과 양원희 회장은 작은 애벌레 하나가 나와도 사유서를 써야하는 현장 영양(교)사의 현실에 답답함을 호소하면서, “건강하고 질 높은 친환경학교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패널토론 후 참가자들은 고등학교 무상급식 확대, 영유아 및 유치원까지 친환경 공공급식 추진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파주에서 십여년간 어린이집을 운영해온 김상영 씨는 “영유아기때 형성된 입맛이 청소년까지 이어진다”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도 친환경 식재료가 공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각당 후보자들이 참석해 학교급식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주의깊게 들었으며, 생생한 현장의 요구가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농장토크콘서트의 즐거움은 단연 '비빔밥'이다. 함께 앉아 비빔밥을 먹으며 토크콘서트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소통으로 발전하는 학교급식
마지막으로 농장토크콘서트의 메인이벤트라 할 수 있는 비빔밥을 나누면서 모든 행사를 마무리 했다. 비빔밥은 파주시 친환경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로 만들었는데, 참가자들 모두 한그릇 가득 비빔밥을 먹으며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식사를 준비한 여성회원들을 대표해 파주시 여성위원회 김정숙 회장, 조옥희 부회장, 이선임 총무가 인사를 해 큰 박수를 받았다.

토크콘서트의 가장 큰 의미는 소통으로 서로를 더 이해하고 발전방안을 나누는 자리가 된다는 점이다. 이날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토크콘서트 행사의 마지막 참석한 한 시민은 “급식조리원의 노동강도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인지 몰랐다. 행복한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해야, 아이들도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서 급식실 환경개선과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파주친농연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정책안으로 만들어 관계부서와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오늘의 소통을 통해 한걸음 더 발전하는 파주시의 친환경학교급식이 되길 기대해 본다.

▲ 파주친농연 소속 박경배 회원의 오이농장을 견학하고 있는 참가자.

▲ 이번 콘서트에서는 파주시 친환경학교급식 활성화와 6ㆍ13 선거에서 현장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고자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