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은 부지런한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 했다. 농부의 일상은 그만큼 부지런해야 되고 농작물을 소중히 보살펴 봐야 된다는 말이다. 친환경 농사도 짓고 목회활동(배동교회)도 함께 하는 시흥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이하 시흥친농연) 이병훈 회장을 만났다. 시흥친농연 회원들은 총 12명(포도 농가 3명 포함)으로 다른 지역 회원들에 비해 회원수가 많지 않다. 수도작분과 회원들 56명(단체 인증)은 인증을 받았지만, 아직 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상태라 친농연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올 해는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린다. 비가 적당히 내려 주면 농사에는 도움이 된다. 적당하게 내린 비가 정직하게 농사 짓는 친환경 농업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농업인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면서 시흥에 도착했다.

▲ 이병훈 시흥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자연에서 살며 목회활동도 함께 하는 이병훈 회장
이병훈 회장은 1960년(58세) 인천에서 태어나 구월동에서 살았다. 그러다가 서울로 이사 가서 정착했다가 다시 시흥으로 내려왔다. 서울에서 교단을 맡아 운영하다가 1988년에 전도사로 교회 개척을 시작해 시흥에서 본격적으로 목회활동을 하게 됐다. 교사인 아내와 슬하에 외동딸을 두고 있다. 이 회장은 목회활동 중에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하고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 농사를 알게 됐다. 그러다가 2018년에 처음으로 시흥친농연 회장을 맡게 됐다.

2002년~2003년 연두농장 자활센터에서 활동을 같이 하다가 계기가 되어 협동조합을 만들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시흥친농연 전해숙 사무국장이 시흥시급식지원센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친환경 농사를 해보지 않겠냐고 권하면서 본격적으로 친환경 농업을 접하게 된다. 2017년에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좋은이웃영농사업단을 운영하면서 농사를 지었고 2012년에 도시농업을 시작했다. 응곡중학교 도시텃밭동아리를 지원했고, 장곡중학교 정규수업을 2013년 3월부터 했다. 2014년 2월부터 1만평  규모로 시흥시와 토시텃밭공원 만들기 사업에도 동참하게 된다.

도시에 씨를 뿌리다
좋은이웃 참사랑공동체(도시텃밭체험영농학교와 MOU 체결, 연성동 도시텃밭 공원 만들기) 활동은 콘크리트에 도시가 숨을 쉬게 하고 초록빛 행복이 자라게 하고 이웃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면서 도시에 씨를 뿌린다는 마음으로 했다.

또한 시흥시 농업기술센터 지원사업으로 주말농장을 조성하고 2014년 3월에 원두막 쉼터도 만들고 교육장도 분양했다. 도시농업 교육 작물별 특징과 재배법, 모종 심기와 씨앗 뿌리기를 비롯해 계절별 영농학교(꿈나무 안심학교, 장곡중학교 등), 김장 모종 심기 등을 했다. 복분자 600주를 장애우, 시흥시와 함께 위탁 받아서 2015년부터 복분자 농사와 수확을 같이 한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 일부를 장애인 보호 센터에 보낸다.

장곡동 시흥시청 옆 농지 4,000평이 방치되어 있었는데, 농사를 지어보면 어떻겠냐는 시흥시청의 제안으로 이곳에도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공공근로 10명과 노인복지센터 시니어 회원들과 청소, 잡초제거를 하며 여러 과정을 거쳐서 농사를 지었다. 혁신학교로 지정받은 장곡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3월~11월 매주 2회씩 이곳에 와서 정규수업으로 농사를 배운다. 토마토, 감자, 배추, 쌈채를 나눠먹으면서 흙의 소중함을 알고 수확의 기쁨도 누렸다. 학부모에게는 농지를 무료로 분양해주고 주말농장처럼 농사를 짓토록 했다. 수확한 농산물을 갖고 학교 수업 창의 활동에 연계해서 수업을 했고 김장을 담가 인근 취학 계층들에게 나눠 줬다.

친환경 농산물 출하와 주말농장 운영
농산물의 출하는 학교급식으로 2017년에 생강 540kg을 출하했고, 2018년에는 생강 21.3톤과 감자 4톤, 양파 13톤을 배정받았다. 강낭콩 400kg과 마늘은 다른 판매처로 판매를 할 예정이다.
주말농장도 149구좌를 분양했는데 시흥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농사 짓는 땅이 개발로 인해 팔리면서 농지가 줄어들고, 더불어 주말농장 분양 구좌도 줄어 들고 있다.
이병훈 회장은 임대로 얻은 농지 1만평과 7,500평에 농사를 짓고 있다. 260평만 사서 하우스 육묘장이나 창고로 쓰고 있다.

▲ 이병훈 회장을 만나는 날은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빗속에서도 농사일을 쉴 수 없는, 천생 농부의 모습이다.

친환경 약제 만드는 방법과 제초 방법
이병훈 회장은 도시농업 전문 강사인 오창균 씨와 10년 째 농사를 같이 짓고 있다. 전국의 농기센터에 출강하는 전문 강사이기도 하다. 친환경 제재는 주로 직접 만든다. 자닮오일과 부엽토와 곡류 찌꺼기들을 모아 놓았다가 발효시켜서 사용한다.

또 시흥시 일꾼자활복지관에서 공원의 낙엽을 모아 발효시켜서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보통은 비닐이나 잡초 매트 등의 멀칭을 하는데 이 회장은 멀칭을 지양한다. 그래서 항상 잡초는 손으로 뽑거나 예초기를 사용해서 없앤다. 멀칭을 하다 보면 지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농사 방법은 주변 농부들에게 이야기도 듣고 나름대로 실험도 해보고 효과있다 검증되면 적용하기 때문에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잡초 제거와 보살핌만이 최고의 농산물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한다.

목회활동과 친환경 농사, 두 가지 일을 하면서 접목시키고 싶은 부분은 농산물을 이용한 소통 공간을 만들어 농산물을 활용할 수 있게 하고 농산물 판매뿐만 아니라 요리 대회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활용가치를 높이고 싶다고 한다. 친환경 농가가 적다보니 친환경의 가치와 의미를 최대한 알려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 농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경기도와 시 차원에서 친환경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행정기관과 교섭을 해서 친환경 농민들을 위해 농업을 확산시키고 예산지원도 받아 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또 관행농을 친환경 농업으로 이끌어 내고 싶다 시흥시는 도농 도시인데다가 농지들이 분산되어 있다 보니 소통이 어렵다. 농가들끼리 폭넓은 교류를 생각하고 있다. 또한 회원들에게 맞는  교육도 확대시키고 모든 농민들이 잘살 수 있게 노력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좋은이웃농장. 지역주민과 함께 가꾸는 공동체 농장으로 이병훈 회장은 "도시에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경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