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량닷컴 급식정보센터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WTO 시대 대안농정으로 부상한 학교급식. 농민들은 학교급식을 통해 제값을 받고, 아이들은 얼굴을 아는 어른들이 생산한 건강한 먹거리로 만든 식사를 한다. 영양선생님과 조리사 선생님들은 맛있게 요리를 하고 학부모들은 급식이 이루어지는 전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이러한 급식의 전 과정을 관리하기 위한 기관이다. ‘식량자급·안전먹거리·농업기반안정’을 사시로 공공급식 조달체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취재를 진행하고 있는 식량닷컴은 급식정보센터(센터장 장성자)를 개설, 건강한 식재료 업체 발굴과 함께 독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 오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5월 11일 충남 태안군에 있는 유기농 김치업체 담채원을 찾았다. 수도권 학교급식에 유기농김치를 공급해 오고 있는 담채원 박대곤 대표는 지난 3월 시설을 확장해 이전하면서 유기농김치 제조와 친환경농업 홍보에 올인하고 있다.

 

▲ 박대곤 담채원 대표

인터넷 소비 1위~4위는 수입김치
2년전만 해도 쿠팡 등에서 국산김치 소비율이 높았는데 수입김치의 시장 점유율이 2년전보다 확 늘어났다. 정말 큰 문제다. 문제는 가격 때문이다. 10kg 당 중국산은 1만 2,000원인데 국산김치는 3만원~4만원대다. 유기농 김치는 10만원이다.

유기농 김치 적정 가격은 5천원 선
유기농 김치의 시중 가격은 1kg에 1만원이지만 학교급식에는 5천원보다도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000원에 공급했는데 올해 500원 인상해 줘서 4,500원에 공급하고 있다. 적정 가격은 아니지만 미래를 보고 공급하고 있다. 물량만 충분히 확보되면 kg 당 5,000원선만 유지돼도 생산자와 가공자 모두 다 같이 살 수 있다. 유기농 김치 소비가 더 늘어나야 한다.

담채원 김치는 90%가 유기농...일반 김치도 유기농 배추 사용
시설을 확장 이전하면서 일반 김치와 유기농 김치의 제조 공정을 완전 분리했지만 일반 김치의 비율은 10%도 안된다. 90%가 유기농 김치다. 일반 김치도 유기농 배추로 만든다. 어떤 사람들은 친환경 김치를 하고 싶은데 원물이 받쳐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틀린 말이다. 현장에 가 보면 판로가 없는게 문제다. 판로만 있으면 유기농 배추를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다.

유기농 배추 확보는 계약재배가 관건
유기농 배추는 계약재배를 하지 않으면 원물 확보가 어렵다. 물론 계약재배에는 많은 리스크가 따른다. 그래서 유통만 하는 사람들은 계약재배를 하지 않고 계약재배를 통해 만들어진 배추를 구매해 공급한다. 이렇게 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필요한 때 유기농 김치를 공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

리스크가 큰 계약재배
계약재배 시 농민들이 돈이 없다 보니 미리 돈을 주어야만 생산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지난해에도 계약재배 대금 1억 4,000만원을 다 지불했는데 실제 생산량은 8,000만원도 안됐다. 그렇다고 농민에게 물어내라고 할 수도 없다. 5,500만원에 계약했다가 차 2대(15%) 밖에 생산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시장을 통해 배추를 구입해 공급하면 리스크는 적지만 유기농 김치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기 어렵다. 그래서 계약재배를 하는데 리스크가 너무 크다. 유기농 김치 소비가 더 늘어나야 한다.

김치만 만들어서는 적자...OEM 대신 유기농 배추 원물공급
김치만 만들어서 직원 월급과 상수도세, 전기세, 세금 등을 내고 나면 적자다. 그래서 계약재배를 통해 유기농 배추 원물을 확보해 필요한 업체들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한 때 대기업 김치업체에 OEM으로 유기농 김치를 생산해 공급했는데 단가가 약해 더 이상 김치를 만들어 공급하지 않고 대신 원물을 공급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위험이 큰 계약재배를 하지 않고 우리 같은 전문 업체를 통해 구입하면 훨씬 더 싸게 구입한다.

유기농 김치, 부천시 학교급식에 집중 공급
서울, 경기지역 유기농 김치 공동구매에 참여 하면서 서울과 경기지역 학교에 유기농 김치를 공급해 오고 있는데 부천지역 학교에 가장 많이 공급되고 있다. 성남시의 한 중학교에도 유기농 김치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 학교 학부모들이 직접 유기농 김치를 담궈 급식에 사용하다 유기농 김치업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찾아와 유기농 김치를 공급해 줄 수 있냐고 해서 시작했다. 한 학교만 보고 배송을 한다는게 너무 힘들어 대책을 찾고 있다.

체험과 부재료 생산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시설을 확장 이전하면서 공장 앞 비닐하우스 900평을 인수해 김치 부재료를 직접 생산하면서 농장체험과 김치체험을 동시에 하면서 친환경농업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교육도 병행하려고 한다. 김치 제조업체들의 고민은 적은 생산비로 맛과 건강에 좋은 김치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재료를 충분히 사용하지 않고도 맛있는 김치를 만들려고 편법들을 쓴다. 이렇게 부재료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김치는 익어도 맛있고 안 익어도 맛있게 된다.

살아 있을 때까지 유기농 김치 만들며 친환경농업 홍보할 것
학교급식 확대를 위해 시설을 확장했다. 5천여 평의 대지에 김치공장과 저온창고 등 건평 500평이다. 김치공장은 일반과 유기농 제조 라인을 완전 분리했고, 창고도 3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어 일반과 유기농을 분리 저장하고 있다. 공장 앞 1천여 평의 녹지공간에는 대추나무, 무화과, 사과 등 유실수를 심어 공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따먹을 수 있도록 했고, 900평의 하우스를 활용해 생산에서부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친환경에 관한 모든 일을 다 하고 싶다.

▲ 담채원 새 공장 전경

▲ 부재료 생산과 친환경 체험에 사용할 하우스

▲ 원물 보관 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