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다 포기 했을 때도 친환경 농업을 고집했던 가평군친환경농업인연합회(이하 가평친농연) 최정근 회장을 인터뷰해 봤다. 삶의 활력소는 아내라고 한다. 최 회장은 아내가 믿어주고, 회장이 하고자 하는 일도 밀어주고, 또 취미생활을 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삶의 작은 부분에서도 감사할 줄 아는 두 사람이 건강하게 사는 게 최고라고 한다. 가평군은 인구가 2017년도 말 6만 5,000명이 안 되는 군이다. 춘천시와 홍천군 그리고 남양주시, 포천시, 양평군, 화천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고 행정구역상 1읍 5면인 곳이다. 전체 면적의 81%가 산지로, 산에는 잣나무가 주 수종을 이루고 있다. 총 면적의 대부분을 임야가 차지하고 있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도 많다. 잣, 밤, 호두, 사과, 포도, 배, 대추, 표고버섯, 도토리 등이 특산물이다. 특히, 잣은 전국 생산량의 1/3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많다. 가볼만한 곳들은 남이섬, 아침고요수목원, 쁘띠프랑스, 청평댐과 청평호반, 용추계곡, 유명산, 북한강 등등 관광지가 있다.

▲ 최정근 가평군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가평친농연 회장을 만나다
최정근 회장은 2018년에 가평친농연 신임회장이 됐다. 1959년생, 올 해 60세로 가평군에서는 젊은 층에 속하는 농민이다. 가평에서 수도작 농사를 짓고 있고 경기도 학교급식으로 찹쌀 납품을 하고 있고 농협에 맵쌀을 출하하고 있다. 최 회장 부부는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고 아들, 며느리와 손자, 손녀까지 함께 살고 있다. 아들이 물론 함께 농사를 짓고 살지는 않지만 손녀딸 재롱에 힘든 줄도 모르고 산다고 한다. 부부 두사람이 농사를 모두 다 짓고 있는데 수도작이라서 가능하다. 때론 주말에 자녀들이 농사를 도와주기도 한다. 최 회장은 2001년에 농업경영인 가평군 연합회장, 2002년 가평 축협 비상임 이사 4년, 2008년에 낙우회장을 역임했다.

농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해 왔던 일들
최 회장은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4대째 살고 있다. 부친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를 이어 농사를 짓게 됐다. 그 때는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지었다. 그러다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쯤 가평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친환경 단지를 만들어서 친환경 농업을 지어 보자고 권장하면서 우렁이 농법을 시작하게 됐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단일부락으로 최 회장이 살고 있는 지역이 농지 면적이 넓으니 친환경 단지를 조성해 보자고 권해 지금의 친환경 단지가 조성됐다.

그 당시에는 마을에 23개 전체 농가가 친환경 농업을 하다가 전체 농가가 친환경 농업을 모두 포기하고 오로지 꿋꿋하게 최 회장 혼자만이 친환경 농업을 하고 있었다. 모두 포기를 했어도 최 회장은 지속적으로 친환경 농업을 권했다. 주변이 관행 농으로 농사를 짓다보니 친환경 농사를 짓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커서(예를 들면 관행 농의 제초제 살포로 인한 피해 등) 설득하고 권유해서 현재는 동네사람 중에 1농가만 관행 농으로 하고 다시 친환경 농업을 하고 있다. 관행농은 외지인으로 바빠서 관행농을 하겠다고 해서 관행 농의 주변 농지는 친환경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4년 전부터 다시 우렁이 농법으로 19개 농가가 친환경 농업을 하고 있다. 마을에 연로하신 노인들이 사망하는 등 여러 이유로 친환경 농업을 하시는 농가가 줄었다. 처음에는 수도작 농사를 지을 때 오리농법과 우렁이 농법을 병행하다가 우렁이 농법만 하고 있다. 오리농법은 오리를 관리하기가 무척 힘들어서 실패하고 결국 우렁이 농법으로만 수도작 벼농사를 짓고 있다. 약 1만 5,000평 정도를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예전에는 복합농업을 했다. 낙농(젖소를 20년 정도 키우다 5년 전에 포기)과 벼농사를 함께 하다가 아이들도 다 컸고 힘에 부쳐서 낙농은 접고 말았다. 지금의 친환경 단지의 농지가 15만평인데 농지가 가평읍에서 제일 크다. 밭작물과는 달리 수도작은 그리 손이 많이 가지는 않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우렁이가 다 갉아 먹지 않은 풀들은 직접 뽑으러 다닌다.

친환경 농사를 지으면서 힘들었던 점
친환경 농사를 지으면서 힘든 점은 관행농가들로 인한 피해이다. 주변 농가가 관행농이면 제초제나 살충제, 살균제를 마구 뿌려대기 때문에 친환경 농업을 하는 논과 밭에 약제가 날아오면서 친환경 농가들이 인증 취소로까지 이어지는 피해이다. 관행농가들이 약제를 뿌리면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친환경 농지 주변에는 뿌리지 말아 달라고 설득해야 되는데 그들과 불화가 잦게 된다.

그러다 보니 친환경 농업을 포기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농사를 지으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때는 예전에 기계화가 안 되어 있어서 인력난이나 육체적인 노동 등으로 포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기계화가 되다보니 이양기, 트랙터, 콤바인 등 기계를 다 구비하고 있다. 그래도 기계 구입 자금이 많이 들어가니 이런 점들이 어려운 점이다.

가평친농연 구성원과 친환경 인증을 준비하는 농가
가평친농연 회원은 78명이다. 수도작 31명과 과수 농가는 10농가이다. 사과 2농가, 포도 8농가를 포함해 원예분과 회원들이 있다. 찹쌀은 계약재배로 경기도 학교급식으로 나가고 맵쌀은 농협에서 수매 후 안양 학교급식으로 내보내고 있다. 신선미 세상에는 벼로 납품한다. 농협에 들어가는 것은 가공해서 안양 학교급식으로 납품한다. 정미소도 인증을 받아야만 출하가 가능하다. 회원들이 생산한 품목은 양파가 가장 많고 양배추, 마늘, 무, 감자, 대파 등이 있다.

올 해는 잣 농가가 친환경 인증을 준비 중에 있다. 잣 인증은 가공공장까지 별도로 있어야만 인증이 가능해서 무척 까다롭기 때문에 인증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수도작 역시 인정받은 정미소에서 도정을 받아야만 출하가 가능하다. 출하할 때에는 꼭 필요한 단계이다. 이처럼 친환경 인증은 여러 단계를 거쳐 검증이 되어야만 되는 것이다.

가평친농연 이사회는 도 이사회를 열고나면 꼭 한다. 그리고 총회는 1년에 두 번 연시총회와 결산총회를 연다. 회원들과의 끈끈한 관계 맺기는 전화나 방문으로 소통도 한다. 회원들 간에 자주 봐야 정도 깊어지고, 서로 어려운 점들도 들어 줘야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과 꿈
최정근 회장은 남다른 꿈이 있다. 벼농사는 모판에다 상토를 넣고 볍씨를 뿌려서 모를 길러내는 게 지금까지의 농사법이다. 그런데 포트 묘를 하는 게 꿈이다. 포트 묘는 모판을 포트처럼 모를 부어서 길러내는 게 다른 점이다. 앞으로 포트 묘로 전환을 할 생각이다. 포트 묘는 모의 키가 커서 30cm이상 되기 때문에 심자마자 물이 많아서 우렁이를 투입하면 우렁이가 풀을 갉아 먹는 제초 효과가 클 거라고 예상되기 때문에 꼭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보다 친농연 회원을 각 지역마다 늘리고 싶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회원을 지금은 어려움이 있어서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데 점차 모두 다 받아들이는 게 목표이다.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모든 국민들과 아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게 하고 싶은 게 꿈이다. 또 삶의 활력소인 아내와 건강하게 사는 게 소박한 꿈이다.

▲ 요즘은 농기계가 좋아져서 농사짓기가 수월하지만 예전에는 인력으로만 해야했기에 무척 힘들었다.

▲ 친환경 농법으로 제배되는 최정근 회장의 논. 모내기를 끝낸 연두색 논이 예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