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장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북미사이에 군사적 대결 중단과 함께 북미관계 개선으로 한반도에 평화번영의 새바람이 일고 있다. 민족 자주와 평화번영의 통일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향후 경의선 등 끊겼던 철도가 연결되고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것이며 대북 관광사업이 재개될 것이다. 또한 농업을 비롯한 다양한 민간부문과 지자체들의 남북교류사업이 준비되고 있다.

농산물 남북교류를 비롯한 통일농업은 향후 남한농업의 근본적 모순을 해결하는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남한농업은 무원칙한 수입개방의 폐단으로 해가 갈수록 식량자급률이 떨어지고 일부 채소 과일작물의 수급조절이 안되어 가격폭락이 거듭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국산농산물에 대한 신뢰도도 해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한국농업은 안팎으로 총체적 위기다.

현재 한국 농업에서 가장 우선적이고 중대한 문제는 올 상반기 청와대 국민청원운동으로 진행된 GMO 곡물에 관한 문제이다. 농업의 우선적 가치는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다. 세계 최대 GMO 수입국인 한국은 국민에게 기본적인 소비자 알권리인 GMO 완전표시제 마저도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축산업에서는 거의 모든 사료원료가 GMO로 충당되어 해가 갈수록 식량자급률이 낮아지고 있다.

통일농업은 우선  남북사이의 상호존중과 민족공동번영의 원칙에 의거해야 한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활발히 진행돼던 대북쌀지원사업은 북의 어려운 식량난을 돕자는 취지도 있지만 남한의 남아도는 쌀을 처리하기 위한 이기적 의도에서 출발했다. 요즘 남한에서는 농산물 값이 폭락하면 대북지원 추진하라는 구호를 쉽게 만나게 된다. 무안에서는 양파값이 폭락하자 대북지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농민회가 주장중이다. 그러나 북은 남에서 남아도는 농산물을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

상호존중이 배제된 남아도는 농산물에 대한 일방적 대북지원은 심각하게 재고돼야 한다. 상호존중과 민족공동번영의 원칙에 기초해 남북농업교류는 진행돼야 한다.

통일농업 즉 농축산물의 남북교류는 남한의 GMO 의존도를 극복하고 민족전체의 식량자급률을 높여내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남한의 GMO 의존도를 떨어트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축산업에서 사료자급이 절실하다. 남한 내의 자급화 전략은 물론이며 남북을 아우르는 사료자급화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실패한 쌀생산조정제에 대한 전면적인 방향개선이 절실하다.
 
북의 임야와 농지를 활용한 사료작물 및 축산물 생산과 교류가 필요하다. 남과 북이 상호존중과 민족공동번영의 원칙에 의거해 통일농업의 방향을 수립한다면 외세의존도를 극복하고 식량자주를 실현할 수 있다.
한반도는 지금 자주통일 실현과 민족 평화번영이라는 아주 중요한 변곡점에 와있다. 남북 간의 잦은 왕래와 교류만이 분단 70년을 극복할 수 있다.

농민이여! 통일관광에서 통일농업을 시작하자. 농민들의 집단적인 통일관광으로 이북 바로알기와 신뢰쌓기, 상호존중 운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분단의 장벽을 농민들의 만남으로 허물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