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광우병 현지조사단이 지난달 30일 출국해 현지조사를 마치고 11일 새벽 귀국과 동시에 정부가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오히려 국민적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내용이 대부분 미국 정부와 관계기관의 자료를 정리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가 이상이 없었다”고 발표했기 때문. 특히, 광우병 발생 농장 조사도 하지 못한 채 농장주로부터 받은 서면 진술만으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한 대목에서 의혹은 더욱 증폭 되고 있다.

▲ 미국 광우병 현지조사단 귀국 보고...11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종합청사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민관합동조사단장인 주이석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질병방역부장이 미국소 광우병 현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11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현장 조사결과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쇠고기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1일 오후 미국 광우병 현지조사단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다만 국민의 우려와 불안을 감안해서 현행 수입검역강화조치는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발생소의 월령, 비정형 BSE 및 식품 공급여부를 조사하고 미국의 BSE관리 체계를 점검한 결과 이번 미국 BSE발병 소는 농장 기록 등을 통해 127개월령으로 확인됐다. 또 미국 국립수의연구소와 시료를 분석한 실험실을 방문해서 늙은 소 등에서 발생하는 비정형 BSE라는 점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BSE감염 소는 승인된 매립지에서 폐기처분되었고, 식용으로 전환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했으며 비육우농장 도축장, 사료 공장 등의 조사를 통해 미국의 사료관리 및 예찰 체계가 국제기준에 따라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서 장관이 발표한 현지조사단의 조사 결과 주요 내용은 △BSE 발생 경위 확인(미 농무부 브리핑 및 자료확인) △BSE 발생 소의 나이(월령) 확인(미 농무부, 국립수의연구소) △실험실 진단 경위 및 결과 확인(국립수의연구소, UC Davis 수의과대학) △발생농장 조사 결과(미 농무부 지역사무소) △BSE 발생 소 처리(렌더링시설) △쇠고기 위생관리 실태(한국 수출 도축가공장) △사료관리 실태(농장, 사료공장) 등으로 대부분 미국 관계기관의 자료와 시찰 내용을 정리한 수준에 불과했다.

논란이 됐던 광우병 발생 농장 방문조사도 끝내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서 장관은 “그동안 발생농장을 직접 방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농장주가 끝내 동의하지 않아 방문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비대면조사(서면조사)를 통해 현재 같은 농장에서 사육 중인 젖소에서는 유사증상이 없었고, 소 개체 이력관리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상황 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부 발표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광우병유람단의 보고로 무슨 대책을 세운다는 말인가”라며 광우병 쇠고기 수입검역 중단과 국회 농수산식품위의 의결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을 캐나다산 수입위생 조건으로 바꾸는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민주당 강기갑 의원과 박원석 당선자도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파견한 현장조사단의 권한은 사건발생 농장주의 프라이버시만도 못했다. 현장 농장 방문은커녕, 농장주 면담조차 칸막이를 두고 미농무부 직원을 통해 서면문답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것이 대한민국 검역주권의 현주소다”라면서 수입중단과 수입위생 조건 재협상을 촉구했다.

한편 전국한우협회 김남배 회장은 현지조사단이 귀국 하기 하루 전인 10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미국정부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는데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첨부파일>
미국광우병현지조사결과발표문
미국소광우병관련서규용장관담화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