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자체가 무상우유급식과 관련, 때아닌 홍역을 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무상우유급식 대상자에 다자녀 가정 학생까지 확대해 예산 범위내에서 지원하도록 했다. 기존 무상우유급식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특수교육대상자, 학교장이 추천하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가정 자녀 등을 대상으로 했다.

이에 각 학교에서는 다자녀 가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상우유급식 지원신청을 받았다. 다자녀 가정의 경우 확인을 위해 등본이 필요하므로 학부모들에게 관련 서류 요청까지 했다. 문제는 지자체에서 생각한 다자녀 가족 학생수가 생각보다 많았던 것. 각 지자체가 수요조사도 확실히 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자녀 가정 학생 무상우유급식 지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우유급식비 반환, 재납부 등의 행정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무상우유급식은 우선 급식비를 납입하고 난 후에, 환급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경기도 부천시의 경우 처음에는 6학년 학생까지 모두 지원(다자녀 가정 우유 무상급식 지원)한다고 했으나, 수요가 많아 1~3학년까지만 지원한다고 밝혔다. 일부 학교에서는 1~3학년에게 1학기 분 우유급식비를 환급했다. 하지만 시가 무상우유급식 지원은 7월분부터 시행한다고 밝힘에 따라 환급분을 재납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자녀 가정 학생에 대한 무상우유급식 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학부모님들이 번거롭게 등본까지 다 떼서 제출을 했는데, 이제와서 학생수가 많아 지원을 못한다고 한다. 게다가 관련 공문을 명확하게 보내지 않아, 환급한 급식비를 재납입요청하는 안내문을 학부모님들에게 보냈다”면서 부천의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행정의 안일함을 꼬집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예산이 넉넉한 지자체는 다자녀 가족 가정 전학년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 반면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는 부분 시행 또는 아예 시행조차 어려운 경우도 있어 형평성의 문제가 대두된다. 애초 수원시와 성남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다자녀 가정 학생 우유 무상급식 지원 확대에 참여하지 않았다. 용인시도 1학기에 한해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양평군은 무상우유급식 제공 대상자를 다자녀 가정 학생 전부로 확대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지원 기준 선정도 모호하다는 점이다. 부분시행의 경우 대개 졸업을 앞둔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선 지원해 왔는데, 부천시의 경우 1~3학년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지정했다. 더욱이 7월분부터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일선에서 ‘7월부터 적용하게 된 기준은 무엇이냐’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결국, 제대로 된 사전조사없이 지원사업을 확대하면서 발생한 문제로 그 번거로움은 고스란히 학부모와 각 학교 영양(교)사에게 넘어왔다. 문제가 확대되자 경기도영양교사회(회장 최진)는 경기도청 관계자와 면담을 추진하고 도청 또는 시·군차원에서 이번 다자녀가정에 대한 우유급식의 일부 또는 미지원 사유 작성해서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 '다자녀,국가유공자 자녀 무상우유급식 희망조사' 가정통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