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 이하 도 교육청)의 무리한 고교 무상급식 추진으로 2학기 무상급식 실시에 난항이 예상된다.  

고교 무상급식은 이석문 교육감의 핵심 공약중 하나로, 도 교육청은 올해 2학기부터 고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며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37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도청과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 도 교육청 측은 “37억원은 2학기 고교무상급식에 필요한 예산(68억원) 가운데 54%에 해당하는 부분이며 나머지 부분에 대한 예산은 도청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주도내 초·중학교 무상급식은 인건비는 도 교육청이 전액 부담하고, 식품비·운영비는 도 교육청과 도청이 각각 40%, 60%의 비율로 부담하고 있다. 도 교육청은 도청이 부담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협의중’이라고 밝히고, 추경에 도 교육청의 예산만 올린 것이다.

결국, 지난 25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363회 임시회 제1차 교육위원회와 27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에서 도의원들은 도청과의 소통부재와 밀어붙이기식 예산편성에 강노 높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도청은 무상급식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도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추경예산을 잡아놓은 것 아니나며 도 교육청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도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도청의 담당부서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만났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라고 해명했으나, 도청 관계자는 “추경 예산안 입력 마감일인 지난 6월 20일에 도 교육청 국제교육협력과장과 체육복지과장이 왔고, 지난 2일 도 교육청 추경에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했다고 통보한 것이 전부”라면서 도 교육청과는 상반된 답변을 했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고교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면서 ‘도 전입금 31억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책을 마련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27일 열린 예결위에서 이 문제는 다시 불거졌다. 예결위 위원들은 도청이 지원할 부분을 제외한 채 편성된 도 교육청의 고교 무상급식 ‘반쪽 예산’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위원들은 “도청과 도 교육청의 입장차가 큰 상황에서 도 교육청의 밀어붙이기식 예산 편성은 이후에도 문제가 될 것” “이 교육감의 핵심공약임에도 왜 교육감이 직접 도청을 설득하지 않았나” “2학기 고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고자 했으면 다른 방안을 통해서라도 예산 전체를 마련해야 했다”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이날 예결위는 “무상급식 관련안은 진중하게 고민하겠다”면서 계수조정을 하지 않고 산회했다. 도 교육청 첫 추경예산안의 계수조정은 오는 8월 1일 도청 계수조정 시 처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