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부천시친환경급식지원센터 사무국장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무상의료, 무상급식의 문제가 점차 시민사회의 화두로 등장 하더니 8년 전인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많은 광역, 기초 단체장 후보들이 무상급식의 전면실시를 내걸고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부천에서도 2004년부터 시민사회단체들과 학부모 단체들이 모여 ‘부천지역학교급식네트워크’라는 단체를 창립하고, 주민발의 조례청구운동을 벌여 시민 1만 3,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부천시 최초의 주민발의 조례를 청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관련 조례는 우여곡절 끝에 2009년 시의회를 통과했으며, 2010년 지방선거를 거쳐 2012년 무상급식의 첫 발을 떼게 되었다.

이처럼 부천시의 친환경무상급식의 역사는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일구어온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이러한 전통은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센터 운영위원회로 구현됐고 학부모, 시민운동의 역동성은 학교급식네트워크(모니터링단의 전신)로 이어지게 되었다. 학교급식네트워크는 이후 2015년까지 이어지다가 공식명칭을 ‘공동구매 모니터링단’으로 바꾸게 된다.

부천의 모니터링단은 명칭의 변경과 더불어 본연의 역할인 식재료 공급업체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 활동을 중심으로 활동을 강화했다.

모니터링단의 임기는 1년이며 최장 4년까지 연임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모니터링단은 1년에 한번 부천지역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생활교육을 통해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 30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있다. 모니터링단은 매월 1회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급식센터의 사업공유, 모니터링단 활동 논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부천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동구매 모니터링과 관련해 유기농김치 1개 업체, 수산물공급업체 4개 업체, 무농약쌀 공급 4개 업체 등에 대한 정기적인 현장점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의 급식정책이 non-GMO 가공식품에 대한 지원확대와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공동구매 확대로 이어진다면 이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모니터링단은 자체적인 회장단을 꾸려 운영을 하고 있으며 회장 1명과 부회장 3명을 선출해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그동안의 활동이 공급업체에 대한 현장점검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아직까지 이해의 폭이 넓지 않은 친환경급식에 대한 학부모 시민들에 대한 홍보활동 등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부천지역 모니터링단은 타 지역에 비해 많은 인원으로 구성되지는 않았지만 보다 높은 참여율과 끈끈한 결속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민선7기 시대를 맞아 급식정책은 질적, 양적 발전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의 확대, 어린이집 친환경급식을 비롯한 공공급식으로의 발전, non-GMO 가공식품에 대한 지원확대 및 공동구매 전면확대 등. 이러한 정책의 밑바탕에는 모니터링단 학부모들의 헌신적 활동이 있기에 가능함을 물론이다.

학부모들 스스로가 정책의 입안자가 되고 감시자가 된다는 것은 정책 그 자체의 목표를 넘어 민관거버넌스에 대한 신뢰와 창의적 시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조례제정부터 10여년이 넘게 이어져온 시민, 학부모들의 이러한 참여 열기는 시의 주요한 정책에 대한 결정에 있어 시민참여의 틀을 고민하는 긍정적 변화의 기초를 제공했고 앞으로도 선도해 나아갈 것이다.

고등학교 무상급식까지 완성되면, 학교급식의 외형적 틀은 완성된다. 향후 급식의 질을 높여 나아가는 것은 몇몇 공무원들의 몫이 아니라 학부모, 학생들 스스로의 자발적 참여와 요구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된다. 부천시 모니터링단의 향후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천센터 모니터링단 활동 모습